손정의 회장의 기업가 정신

30년 후, 조 단위 회사가 되겠다. 

손정의 회장은 재일교포 3세다. 일제강점기 때인 1920년대 할아버지가 대구에 살다가 일자리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당시 식민지 사람이 일본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었겠는가? 탄광노동자로 일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살아간다. 손정의는 1957년 태어나는데, 가난에 찌들고 배울 수도 없었던 아버지는 무허가 판자촌에 살면서 돼지를 길러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어린 손정의는 할머니의 리어카를 타고 음식 찌꺼기를 모으기 위해 역전 주변의 식당들을 돌며 자랐는데, 일본인 친구들에게 돼지 냄새 나는 조센징이라는 놀림도 많이 당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손정의가 천재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선 가게를 하면서 돈을 벌게 된 아버지는 아들만은 공부를 제대로 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후쿠오카로 이사를 와서 지역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시킨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버클리대학으로 미국 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차별 없는 미국 분위기에 매력을 느낀 모양이다. 1974년 손정의는 학교를 중퇴하고 미국 유학을 떠난다.

사라몬테 하이스쿨에 2학년으로 편입했는데, 4년제인 이 학교를 편입한지 2주 만에 졸업한다. 2년이 아니라 2주다. 그 이야기가 손정의의 대단함을 말해주는데, 2학년 교과서를 보니 너무 쉽더란다.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서 3학년으로 올려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렇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하루만에 3학년이 되었는데, 며칠 지나보니 3학년 교과 내용도 다 알겠더란다. 또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서 4학년으로 진급시켜 달라고 말했는데, 교장선생님이 또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졸지에 졸업반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대학으로 갈 테니 졸업시켜 달라고 했단다. 교장선생님도 그건 곤란했을 것이다. 손정의는 검정고시를 보고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다. 고등학교 편입부터 검정고시 합격까지, 2주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느 정도 과장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어쨌든 손정의라는 인물을 짐작하게 하는 에피스드다.

검정고시 시험 볼 때의 일화도 재미있다. 시험지를 받아들었는데 깜깜하더란다. 영어 때문이다. 손을 들고 시험관에게 말했다.
“전 일본에서 와서 아직 영어가 서툽니다. 이 시험은 영어가 아닌 학업 수준을 테스트하려는 것 아닙니까? 사전을 쓸 수 있게 해주세요. 그게 공정합니다.”
감독관이 황당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거절했지만 끈질기게 요구하자 감독관이 교육청 허가를 받아주었단다. 하지만 시간도 부족했다. 이번에는 사전을 찾으려면 다른 학생보다 시간이 두 배가 필요하니 종료시간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기가 찬 감독관이 졌다. 결국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그러나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이란 게 있다는 걸 몰랐던 그는 홀리네임스 칼리지를 다니다가 1977년 버클리 대학 경제학부에 편입한다.

대학 시절 손정의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포퓰러 일렉트로닉스> 잡지에서 인텔 8080 마이크로 프로세서 사진을 본 것이 컴퓨터가 세상의 중심이 될 거라고 확신한 계기가 되었고, 대학 시절 컴퓨터에 미쳐 살았다고 한다.

버클리를 졸업하고 1981년 일본 후쿠오카로 돌아온 손정의는 허름한 건물 2층에서 직원 2명과 함께 소프트뱅크를 창업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당시 사람들은 손정의를 과대망상증을 가진 정신병자로 생각했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갑자기 귤 상자 위에 올라가서 “30년 뒤에는 조 단위의 매출을 이룰 것”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꿈같은 내용의 연설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회사를 그만 둘 정도였다.

그런데, 1983년 봄 건강검진에서 만성 간염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병원에서 “길게 잡아도 5년이다. 그 이상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상태가 위중했다. 그러나 손정의는 극적으로 회복되었고, 30년 뒤에는 조 단위 매출을 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는 망상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yeonamsa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 산업혁명의 미래

김용태

손정의가 투자한 혁신 기업을 통하여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발견하다손정의는 트렌드를 읽는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 그가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기업이 오늘의 손정의를 만들었다. 하드웨어 산업 시대에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와 야후, 알리바바, 애플의 미래를 예측하고 과감하게 투자해서 성공했다. 그렇다…